읽은 책

가벼운 인사~~심순(글), 방새미(그림)

view1034 2024. 10. 14. 13:59

여러 글들이 실린 동화집은 처음 읽어봤다.

항상 장편동화 하나만 봤었는데 묶음 동화집은 또 새로운 느낌이었다.

이 동화들을 읽다가 조금 특이한 점을 알게 됐다.

대부분의 작가들은 동화에서 아름답고 귀엽고, 아이들이 좋아할만한 소재나 인물들을 등장시킨다.

하지만 심순 작가는 그러지 않았다.

 

 

작가는 자칫하면 소외되기 쉬운 대상들을 글을 통해 보여준다.

작가는 신비로운 방식으로 아름답고, 우아하게 겉으로 드러낸다.

일그러질 수 있는 세상을 따뜻한 시선으로 토닥이며 펼쳐낸다.

 

 

[천사를 만나다]: 희귀병을 가진 아이의 마음 속에 희망이 산다는 것을 볼 수 있었다.

[을랑이와 다섯 엄마]: 엄마가 다섯이라니 발상이 신선했다.

[체체마녀와 나] : 아이의 삐뚤어진 행동을 만드는 건 오직 그 아이의 탓이 아니라 그 아이 속에 살고 있는 또 다른 인격이라는 관점이 독특했다. 누군가를 미워할 때 이러한 관점을 가지면 좀 더 너그러워질 수 있지 않을까.

[마음이 떠나갈 때]: 내 마음을 구성하는 여러 마음들 중에 특정한 마음이 떠나간다니 신선하다.

[낭비 금지]: 너무나 자연스럽게 교실이 바다로 변하고 친구들이 바다생물로 변한다. 신선하다.

 

심순 작가님은 아이디어가 참 신선하고 독특한 것 같다.

하나씩 글을 읽을 때마다 이런 생각을 할 수 있다는 것에 놀랐다.

그리고 판타지 같은 신기한 이야기는 따뜻한 교훈으로 이어진다. 


이 책은 나를 조금 부끄럽게 만들었다.

나는 동화에서 무엇을 발견하려고 했던 걸까?

예쁜 공주와 예쁜 세상만을 보고 싶었던 건 아닐까?

이 동화집을 읽으면서 동화란 실제로 아름다운 것을 묘사하는 것이 아니라

어두운 곳에 있는 것을 아름다운 시선을 통해 아름답게 만드는 것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작가의 말대로 '낯선 마음'을 만날 수 있는 책이었다.